5위권이 마치 철옹성 같다. 후반기 KT 위즈가 이 구도를 위협했으나, 기존 5위권 팀이 또 다시 벽을 쌓는 모양새다. 3~5위 삼성 라이온즈, 두산 베어스, SSG 랜더스가 자리를 내줄 듯 내주지 않은 요인 중 하나는 각 팀 후반기를 이끄는 ‘복덩이’다. 나이를 잊은 베테랑 강민호(39·삼성), 노경은(40·SSG)과 두산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은 제러드(29)가 대표적이다.

●나이 잊은 베테랑

여름이 되자 강민호는 더욱 뜨거워졌다. 7월 활약상은 가히 눈부셨다. 이 기간 그에게는 올 시즌 KBO리그가 내놓은 최고 히트상품 김도영(KIA 타이거즈)마저 상대가 되지 못했다. 7월 20경기(선발 19경기)에서 거둔 성적은 타율 0.408, 11홈런, 26타점으로 매우 뛰어났다. 이에 데뷔 20년 만에 처음으로 월간 최우수선수(MVP)에까지 선정됐다. 강민호는 여세를 몰아 8월 또한 월간 타율 3할을 웃도는 활약으로 선두권 추격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 활약을 바탕으로 후반기 OPS(출루율+장타율) 1위(1.163)까지 달리는 강민호다.

노경은 역시 녹슬지 않은 기량을 뽐내고 있다. 40대에 접어든 그는 여느 20대 선수 못지않은 기량으로 SSG를 지탱하고 있다. 더구나 전반기보다 홀드 적립 페이스까지 더 빠르다. 전반기 44경기에 구원등판해 18홀드(3위)를 작성했다. 그런데 후반기는 17경기에서 11개(1위)나 달성했다. 후반기에 앞서 SSG는 노경은을 비롯해 조병현, 한두솔, 이로운 등 출전 경기수가 많은 기존 불펜에 과부하가 우려되는 상황에 놓여 있었지만, 그 중 노경은이 앞장서 부담을 덜었다.

●혈 뚫은 외국인선수

올 시즌 10개 구단 중 외국인선수 교체를 단행했거나 추진하는 구단만 8개에 이른다. 기량 또는 태도 면에서 마음에 드는 선수를 찾지 못해 외국인타자만 2차례 교체하기에 이른 삼성 라이온즈, 대권 도전을 위해 외국인투수 교체만 2차례에 이른 KIA 타이거즈처럼 사정은 저마다 다르다. 그 중 신규 외국인선수가 합류하자마자 돋보이는 성적을 내는 경우는 결코 흔하지 않다. 두산에 활력을 불어넣은 제러드는 그래서 더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제러드가 취업비자 발급을 기다리고 있을 당시 “팀에 합류해 혈을 뚫어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두산은 공격 흐름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제러드가 합류하기 전까지 7월 팀 타율은 0.255(7위)에 그쳤다. 그런데 제러드는 합류 2경기 만에 지난달 31일 광주 KIA전에서 6타수 5안타 2홈런 8타점으로 전날 신고식(3타수 1안타)에서 못다 한 한풀이를 했다. 그리고 8월까지 여세를 몰아 타율 0.447, 6홈런, 19타점으로 ‘복덩이’가 돼가고 있다. 이 감독은 “제러드에게는 사실상 적응기조차 주어지지 못했는데, 덕분에 팀 득점력이 크게 좋아졌다”고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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